AI 기술이 빠른속도로 도입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자, 에너지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스위스 금융기업 UBS는 AI의 수혜산업으로 태양광을 지목하며, 미국 최대 태양광 패널 제조 기업 퍼스트 솔라에 대한 목표가를 270달러로 상향하며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태양광 패널에 대한 중국의 저가공세 이슈에도 해결책이 보이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바이든 행정부가 양면형 패널에 대한 관세 부과 유예 조치를 폐지한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중국 태양광산업협회와 중국 산업부 및 공업정보화부가 회담을 갖고 원가이하판매와 과잉생산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논의했다.
전력 부문 재생에너지 사용 100% 선언한 빅테크 기업…
AI로 인해 재생에너지 수요 폭증
2023년 글로벌 전력구매 기업 순위. 빅테크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블룸버그NEF AI 기술의 선도주자인 구글,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 센터를 포함해 전력 부문의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선언하며, 친환경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 센터를 포함해 자사의 모든 운영시설 전력사용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선언했고, 구글 또한 2030년까지 모든 운영시설에 무탄소에너지를 100% 활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글로벌 전력구매(PPA) 시장에서 ‘큰 손’으로 참여하고 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전력구매기업 순위에서 아마존(1위), 메타(2위), 구글 (4위), 마이크로소프트(9위)는 상위권을 차지하며, 재생에너지 수급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6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브룩필드 자산운용과 무려 10.5GW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PPA계약을 체결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테크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센터 폭증으로 인한 에너지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지 못했고, 이에 2023년도 스코프 3(Scope 3⋅공급망 간접배출)가 2020년 대비 무려 30%증가했다.
이에 스위스 금융기업 UBS의 애널리스트 존 윈드햄(Jon Windham)은 “많은 빅테크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100% 정책을 선언했기에, PPA를 통해 화석연료사용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특히 AI를 통한 응답 추출은 일반 검색에 비해 10배나 많은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퍼스트솔라와 같은 재생에너지 기업들은 빅테크 기업의 에너지 수요 폭증으로 수혜를 보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끝없는 가격경쟁에 칼 빼든 중국… 태양광 업계 반등할까
주요 태양광 기업 이해관계자와 중국 정부관계자가 가진 간담회 모습/ 중국 태양광협회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중국은 작년 한해 250GW에 달하는 태양광 셀과 모듈을 해외에 수출했다.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은 약 145GW였는데, 이로 인해 과공급 현상이 발생했고, 많은 태양광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실제 한화솔루션은 24년 1분기 적자 전환하며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영업손실 1871억원을 기록했고, 미국 주요 태양광 패널제조기업 선파워(Sunpower)는 2023년 2억7700만달러(378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지난 1년간 주가가 무려 75%나 하락하기도 했다.
중국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 3월, 임직원 8만여명을 보유한 세계 최대 태양광업체 융기실리콘은 수익 약화를 이유로 임직원의 5%를 해고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태양광산업협회는 “중국 기업들의 과도한 가격경쟁과 과잉생산이 글로벌 태양광 산업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제는 산업 및 국가차원에서 직접 개입해 상황을 바꿔야할 때”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지난 5월 17일에는 태양광 산업의 주요관계자와 중국 주요 부처 및 금융기관의 인사들이 간담회를 갖고 태양광 산업이 위기 극복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여기에는 ▲트리나 솔라, 융기실리콘 등 주요 태양광 기업 15곳 대표 ▲국가 산업발전 및 기술 연구원 ▲지방정부 및 금융기관 대표 등이 참석했다. 회의를 통해 중국태양광산업협회와 공업정보화부는 공동으로 태양광 산업발전에 대한 로드맵과 규제 방안을 수립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원가이하 판매, 부당경쟁 등의 행위에 대한 업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관련 정보를 공개해 업계 차원에서 투명한 의사결정을 도모하겠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투자자들은 해당 소식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트리나 솔라, GCL 등 중국에 상장된 주요 태양광 기업들은 10% 이상 급등했고, 미국에 상장된 선파워, 엔페이즈 에너지 등의 비중국기업 또한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시티은행의 애널리스트 비크람 바그리(Vikram Bagri)는 “AI로 인한 재생에너지 수요 증가, 유럽과 미국의 태양광 산업보호, 중국의 과잉생산 및 과도한 가격경쟁 개입 의지 등으로 인해 태양광 산업에 다시 긍정적 전망이 보이고 있다”며 “실제 투자시장에서도 올해 1분기 이후 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매도세가 둔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조만간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남겼다.